잔인한 은혜
장지원
알 수도 없는 길
삶의 시간이 늘어나는 건지
잘려 나가는 건지
모래시계의 거친 숨소리
주어지기 바쁘게 마무리되는 하루
승패도 가릴 수 없는
영육 간에, 선악 간에 숙명적인 싸움판
신만이 연장해 주는 하루
축복인지
저주인지
빈 화선지 위에 붓 그림자 같은 날
이것저것 생각할 테면
일출의 붉은 태양이 삶을 다그친다
좋아도
힘들어도
주어진 시간만큼만 걸을 수 있는 하루살이 인생
이 길에서 하루해는 너, 나 같은 길
신만이 즐기는 잔인한 은혜이겠지
202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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