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보편적인 복음
장지원
깨달음도 없이
수 없이 내리치는 죽비
악이 선한 피 값에 취해 있을 때
우주가 숙연히 반응하던 날
수많은 사람의 생사가 달렸기에
선택의 여지 없이 세월 앞에서 길을 막아서는 주님
그 손에 못 자국, 옆구리에서 흐르는 피
악이 꽉 찬 세상에서 단번에 붙드는 거친 나무 십자가
십자가 이야기는 보편적인 복음, 복된 소식이다
악에 익숙한 사람들은 거침없이 멸망의 지점으로 달린다
덩달아 달리는 이들. 악의 관성이다
멈춰 세울 수 없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아
시간은 공포의 아마겟돈 골짜기에서 멈춘 듯
세상이 어둡고 무서운 게, 버리지 못하는 악의 관성 때문이다
복음의 이야기는 누룩과도 같아
악이 들끓는 곳에 작은 누룩 덩이를 던져 전부 부풀게 하라
세상 끝에는 죄악도 있지만 천국도 있다. 보편적인 복음이 완성에 이른다
202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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