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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사이 시간/시 장지원

노파 2023. 9. 17. 04:56

 

사이 시간

장지원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을 꼽으라면

나는 일과 일 사이 시간을 올릴 수 있다

 

글 꾼의 일과 중

창작에 몰두하다 보면 몸이 경직되고 집중력이 떨어질 때

짬짬이 밖에 나가 텃밭을 가꾸고, 틈틈이 잔디를 손질한다

몸에 산소를 공급하여 체력을 고르게 충전하는데 보약 같은 시간이다

 

마음이 산란하고 머리가 엉켜 쥐가 날 때

파리채를 들고 정원에 나가 파리를 잡는다

본능적으로 대처하면 한 마리도 놓치지 않고 모두 퇴치한다

스트레스도 날릴 즘 되면 머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스스로 정리하게 된다

 

작물에 물을 주고 지지대를 세워주는 일

잔디에 잡초를 뽑고 가꾸는 일

파리를 퇴치하는 일

어쩌면 내가 살아남기 위한 본능적인 행위다

 

나는 사이 시간의 애착을 자연에서 몸에 길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상에서 자투리 같은 시간, 내 삶 전체를 움직이는 에너지원과도 같아 유용하게 사용한다

 

202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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