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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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나는 순례자/시 장지원

노파 2023. 9. 19. 04:40

 

나는 순례자

장지원

 

 

누가 붙잡아도

쉬어 갈 수도

머물 수도 없는 길

배웅도

환영도 없는 길

나는 이 길을 가는 순례자

 

길 가다 스치는 바람이 있을 테고

길 가다 발에 차이는 돌부리가 있을 테고

길 가다 바짓가랑이를 붙드는 이슬이 있을 테고

길 가다 보면 하루해 저물어 깃 접을 추녀가 있을 테고

나는 이 길에 순례자

 

내 가는 길이

하늘 본향이라면 몇 리나 될까?

하룻길이면 좋을 텐데……

 

2023.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