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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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무언의 대응/시 장지원

노파 2023. 2. 28. 04:40

 

무언의 대응

장지원

 

 

쪼르르 왔다

또르르 가버리는 시간

의미를 찾는다는 것조차 무의미할 때

 

-

태곳적 홀씨로 와

숱한 시간 내려 앉혀

파랗게 돋아나는

이끼 같으면 좋았을 것을

시간은 그 위에 머무를 수 없어도

흘러간 뒤안길에서 천년을 지켜 터득한 침묵 같은 것

-

 

네가 맹랑하다고 말할 게 아니라

그냥 흘러가고 있는 삶을 태엽을 풀어서라도

지금 멈출 수만 있다면

말로 하기보다 쉽지 않을까.

 

2023.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