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 같은 날
장지원
일력을 찢듯
떨어져 나가는 날들
먼지를 뒤집어쓰고 죽은 듯이 앉은 시간
일상에서 할 일 없이 서성이는 자투리 시간
무엇이라도 나누고 싶은데 주저주저하는 안타까운 시간
지금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시간인데……
일 초도 허튼 데 없이 팽팽하게 돌아가는 빨간 초침
시간은 논리정연하다.
자연도 그 앞에서는
평상시 걸음으로 토 달지 않는다
석양이 남은 기운을 쏟아내는 시간
은빛, 금빛으로 짧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호수가 부럽다
이 아름다움이라면
낙조에 붉게 물드는 내 마음에도
행복이라는 게 윤슬같이 잔잔히 일겠지
202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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