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동화
장지원
가을 햇살
문구멍 사이로
스산한 가슴에 불 집힌다.
인내를 시험하듯
서서히 갈증이 이는 공간
창밖을 오가는 바람은
옆집아줌마 궁둥이같이 큰 호박을 붉게 익히고
은행나무 물들어 차곡차곡 쌓아주는 길
햇살은 가을 동화를 쓰기에 바쁘다
짧은 날들은
발길 닫는 곳마다 영역을 넓혀
노랗게 빨갛게 찻잔을 물들인다.
산 능선 바라보는 창가에 수채화물감을 마구 뿌려 덴다.
2019.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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