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시련의 땅

노파 2011. 12. 30. 12:20

시련의 땅

老波

 

 

등이 굽었나.

허리가 휘었나.

무엇이 널 그렇게 힘들게 하더냐.

 

반만년 걸어 온 길, 기가 빠졌느냐.

움돋다 서리 맞고, 꽃피다 우박 맞아 한 날도 편하지 않았는데

한 철이 지나면 가을이 오려만, 생각 많은 바람소리 잘 날 없어

민초들의 한 숨이 유빙처럼 떠돈다.

 

굽는 등에 깃발이 꽂힌다.

대간은 허리가 휜다.

상처 난 상반신에 돋는 날카로운 두 이빨 사이

아랫녘 야욕은 지치지도 않아,

오늘을 두고

머슴의 때 묻은 마음 부끄러운 줄 모르고

이 옷 저 옷 갈아입고 나들이하기 바쁘다.

 

더 이상 지켜보지 못 하는 잡초들이

서러워 눈물 훔치며

이 땅의 시련을 갈아엎으리.

 

2011.12.30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인의 새해기도  (0) 2012.01.01
하얀 강의 겨울  (0) 2012.01.01
백두대간  (0) 2011.12.26
안빈낙도(安貧樂道)  (0) 2011.12.22
[김정일 사망] 세월 앞에 장사 없어  (0) 2011.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