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땅
老波
등이 굽었나.
허리가 휘었나.
무엇이 널 그렇게 힘들게 하더냐.
반만년 걸어 온 길, 기가 빠졌느냐.
움돋다 서리 맞고, 꽃피다 우박 맞아 한 날도 편하지 않았는데
한 철이 지나면 가을이 오려만, 생각 많은 바람소리 잘 날 없어
민초들의 한 숨이 유빙처럼 떠돈다.
굽는 등에 깃발이 꽂힌다.
대간은 허리가 휜다.
상처 난 상반신에 돋는 날카로운 두 이빨 사이
아랫녘 야욕은 지치지도 않아,
오늘을 두고
머슴의 때 묻은 마음 부끄러운 줄 모르고
이 옷 저 옷 갈아입고 나들이하기 바쁘다.
더 이상 지켜보지 못 하는 잡초들이
서러워 눈물 훔치며
이 땅의 시련을 갈아엎으리.
201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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