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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비에 젖은 하루

노파 2011. 10. 25. 09:21

비에 젖은 하루

老波

 

 

이정표를 찾아

어둠을 걷어내는데

창가를 두드리는 빗방울

나들이 길을 막고

얄밉게도 스산한 마음에 빗장을 지른다

 

게다가 마누라,

간밤의 꿈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탄 말이

갈라진 땅속으로 지옥에 떨어지고

사자들이 온갖 세균으로 괴롭히는데

안간힘을 써 탈출을 시도해 보지만 …

 

들리는 건

가을비 자작 이는 소리

 

두 방해꾼에 쫓겨

나는 촌스럽게 도망치다

길게 뻗은 신작로 바닥에 주저앉아

비에 젖은 하루를 돌려놓는다.

 

201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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