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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사랑의 계절

노파 2011. 10. 21. 08:22

사랑의 계절

老波

 

 

미동도 하지 않는 강물에

가을이 빠져

사랑을 불태울 때

황홀한 가슴에

성숙한 만추가 유령처럼 다가온다.

 

알알이 영글어

불룩 불록 나온 들녘

오동통 살이 오른 방아깨비도

검붉은 가을 햇살에

자궁을 밀어, 힘을 주는 노련한 고통마저

아름답다.

 

강가에 앉아

손짓 하는 갈꽃마저 연륜이 묻어나

거추장스러운 옷을 벗어

가을볕에 걸어놓고

유리알처럼 맑은 물에 몸을 씻으며

사랑에 눈멀었던 세월을 돌아본다.

 

201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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