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 날
老波
구름아,
구름아
어디로 가느냐.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데
어디로 가야할 지 바람에게 물어봐라
나무처럼 움직이지 않다가
내 몸에 이는 바람
걷잡을 수 없어 어디를 가려는지
노루 꼬리 같이 짧기도 하고
여우 꼬리처럼 길기도 한 인생
한 자 깊은 속으로
한 치 앞도 못 보아
오늘을 빗대어 누구 탓만 하랴
높은 하늘 구름이 흐르면
대지를 스치는 바람조차 시원타
네 몸의 깃털을 손질해
짧은 하루도 날 수 있다면
바람 불어 좋은 날 어디 이뿐인가 할까
201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