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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바람 불어 좋은 날

노파 2011. 10. 6. 15:58

바람 불어 좋은 날

老波

 

 

구름아,

구름아

어디로 가느냐.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데

어디로 가야할 지 바람에게 물어봐라

 

나무처럼 움직이지 않다가

내 몸에 이는 바람

걷잡을 수 없어 어디를 가려는지

 

노루 꼬리 같이 짧기도 하고

여우 꼬리처럼 길기도 한 인생

한 자 깊은 속으로

한 치 앞도 못 보아

오늘을 빗대어 누구 탓만 하랴

 

높은 하늘 구름이 흐르면

대지를 스치는 바람조차 시원타

네 몸의 깃털을 손질해

짧은 하루도 날 수 있다면

바람 불어 좋은 날 어디 이뿐인가 할까

 

201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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