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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지구야, 지구야

노파 2011. 9. 21. 08:42

지구야, 지구야

老波

 

 

은하의 이야기가

졸리는 눈가에서 멀어져가고

여름 밤 개똥벌레

유령의 시골을 떠난 지 오래

강남 제비 가다리던 노인은 백로(白露)에 자리를 뜨고

 

아무리 애 써 봐도

가슴에 녹아내리는 얼음장

대지가 불덩이 되어

흔들리는 머리조차 가눌 수 없어

 

자전의 축이 기울더니

공전조차 힘들어

헛구역질을 하다 늘어진 인대

 

지구야, 지구야

강물은 천년을 흐르고

바람도 거침없이 불건만

저버린 약속 때문에, 내가 미워

분풀이를 하는 자연이

 

201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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