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의 시간 여행
장지원
정초의 햇살이 따스하다
추억의 올라 떠나는 시간 여행
차창에 스치는 바람은 내 영혼까지 빠르게 실어 간다
그때 비둘기호 차창에서 날리던 머리카락이 아련히 떠오르른다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빛바랜 사연들
손때 묻은 삶의 애환이 퇴역하는 막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 철길을 달리는 고속열차
한국전쟁을 치른 지 70여 년
우린 너무 많이 변해버렸다
시간 여행이라는 게
새큼한 개살구 맛이라 할까
강산은 수없이 변해도 옛 이야기보따리 풀면
마른 이끼 같은 추억들
앞뒤 순서가 바뀌어도, 그 시절을 대변하는 명작들이다
원고도 대본도 없이 한 편의 드라마가 돼
이야기 속에 주인공이 되고
그 속에 하나의 소품이 된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란 말이 이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연한 미소를 지우며 풍기역에 내린다
순간 이동한 듯, 어깨 위 고향 햇살은 여전히 따스하다.
20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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