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거래
장지원
사라가 백이십칠 세를 살았으니
이것이 곧 사라가 누린 햇수라
사라가 가나안 땅 헤브론 곧 기럇아르바에서 죽으매
아브라함이 들어가서 사라를 위하여 슬퍼하며 애통하다가
그 시신 앞에서 일어나 나가서
헷 족속에게 말하여 이르되
“나는 당신들 중에 나그네요, 거류하는 자이니, 당신들 중에서 내게 매장할 소유지를 주어 내가 나의 죽은 자를 내 앞에서 내어다가 장사하게 하시오”
헷 족속이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 주여 들으소서, 당신은 우리 가운데 있는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이시니, 우리 묘실 중에서 좋은 것을 택하여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우리 중에서 자기 묘실에 당신의 죽은 자 장사함을 금할 자가 없으리이다.”
아브라함이 일어나
그 땅 주민 헷 족속을 향하여 몸을 굽히고
그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나로 나의 죽은 자를 내 앞에서 내어다가 장사하게 하는 일이 당신들의 뜻일진대, 내 말을 듣고, 나를 위하여 소할의 아들 에브론에게 구하여, 그가 그의 밭머리에 있는 그의 막벨라 굴을 내게 주도록 하되, 충분한 대가를 받고, 그 굴을 내게 주어, 당신들 중에서 매장할 소유지가 되게 하기를 원하노라.” 하매
에브론이 헷 족속 중에 앉아 있더니
그가 헷 족속 곧 성문에 들어온 모든 자가 듣는 데서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 주여 그리 마시고, 내 말을 들으소서, 내가 그 밭을 당신에게 드리고, 그 속의 굴도 내가 당신에게 드리되, 내가 내 동족 앞에서 당신에게 드리오니,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아브라함이 이에
그 땅의 백성 앞에서 몸을 굽히고
그 땅의 백성이 듣는 데서
에브론에게 말하여 이르되
“당신이 합당히 여기면, 청하건대 내 말을 들으시오, 내가 그 밭 값을 당신에게 주리니, 당신은 내게서 받으시오, 내가 나의 죽은 자를 거기 장사하겠노라.”
에브론이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 주여 내 말을 들으소서, 땅값은 은 사백 세겔이나, 그것이 나와 당신 사이에 무슨 문제가 되리이까,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아브라함이
에브론의 말을 따라,
에브론이 헷 족속이 듣는 데서 말한 대로
상인이 통용하는 은 사백 세겔을 달아 에브론에게 주었더니
마므레 앞 막벨라에 있는 에브론의 밭
곧 그 밭과 거기에 속한 굴과 그 밭과 그 주위에 둘린 모든 나무가
성문에 들어온 모든 헷 족속이 보는 데서
아브라함의 소유로 확정된지라
그 후에 아브라함이
그 아내 사라를 가나안 땅 마므레 앞 막벨라 밭 굴에 장사하였더라 (마므레는 곧 헤브론이라)
이와 같이 그 밭과 거기에 속한 굴이
헷 족속으로부터
아브라함이 매장할 소유지로 확정되었더라
<노트> 구약 성서 창세기 23장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보편적인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리고 있다. 특히 하나님의 종 아브라함에게는 타향 땅에서 사랑하는 아내 사라의 죽음으로 당장 매장지가 필요했다. 이하 이야기는 아브라함과 헷 족속 중에 장로들 사이에 부동산 거래를 언급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해 봐도 인간미가 넘치고 사람 사는 냄새가 풍기는 아름다운 거래라 생각되는 한 편의 단편 소설과도 같은 이야기라 생각돼 소개한다.
20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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