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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아름다운 상봉

노파 2024. 5. 10. 04:37

 

형제의 아름다운 상봉

장지원

 

 

야곱이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의 형 에서에게 가까이 가니

에서가 달려와서 그를 맞이하여

안고 목을 어긋 맞추어 그와 입 맞추고 서로 우니라

 

에서가 눈을 들어 여인들과 자식들을 보고 묻되

너와 함께한 이들은 누구냐

야곱이 이르되 하나님이 주의 종에게 은혜로 주신 자식들이니이다

그때 여종들이 그의 자식들과 더불어 나아와 절하고

레아도 그의 자식들과 더불어 나아와 절하고

그 후에 요셉이 라헬과 더불어 나아와 절하니

 

에서가 또 이르되 내가 만난 바 이 모든 떼는 무슨 까닭이냐

야곱이 이르되 내 주께 은혜를 입으려 함이니이다

에서가 이르되 내 동생아

내게도 있는 것이 족하니 네 소유는 네게 두라

야곱이 이르되 그렇지 아니하니이다

내가 형님의 눈앞에서 은혜를 입었사오면, 청하건대 내 손에서 이 예물을 받으소서

내가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사오며

형님도 나를 기뻐하심이니이다

하나님이 내게 은혜를 베푸셨고

내 소유도 족하오니 청하건대 내가 형님께 드리는 예물을 받으소서

그에게 강권하매 받으니라

 

에서가 이르되 우리가 떠나자

내가 너와 동행하리라

야곱이 그에게 이르되 내 주도 아시거니와 자식들은 연약하고

내게 있는 양 떼와 소가 새끼를 데리고 있은즉 하루만 지나치게 몰면 모든 떼가 죽으리니

청하건대 내 주는 종보다 앞서 가소서

나는 앞에 가는 가축과 자식들의 걸음대로 천천히 인도하여 세일로 가서 내 주께 나아가리이다

에서가 이르되 내가 내 종 몇 사람을 네게 머물게 하리라

야곱이 이르되 어찌하여 그리하리이까. 나로 내 주께 은혜를 얻게 하소서 하매

이날에 에서는 세일로 돌아가고

야곱은 숙곳에 이르러 자기를 위하여 집을 짓고

그의 가축을 위하여 우릿간을 지었으므로 그 땅 이름을 숙곳이라 부르더라

 

<노트> 구약 성서 창세기 33장 3-17절에는 형 에서를 만나는 야곱의 이야기가 나온다.

야곱과 형에서 사이 그들의 나이 70대에 장자권을 두고 형 에서가 동생 야곱에게 장자의 권한을 빼앗긴다. 이로 인해 형제간에 피비린내 나는 어두운 그림자가 아비 이삭(130세)에게 감지된다. 이삭은 한 번에 두 아들을 잃을 수 없다(창27:45)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내 리브가와 의논 끝에 야곱(71세)을 에서의 눈을 피해 하란 땅 처남 라반에게 잠시 보내 살게 한다. 야곱은 라반의 집에서 20년을 살며 라헬과 레아를 아내로 얻어 열한 아들을 낳고 라반과 헤어지기를 결심하고 어느 날 하란을 도망치듯 떠나게 된다. 아버지의 집이 있는 고향 세일 땅 형 에서를 만나기로 결심하고 기별을 보내 놓고 가족들과 가축들을 몰아 새로운 삶을 위해 두려운 걸음을 천천히 옮기고 있다. 드디어 20년 만에 형을 상봉하게 되는 야곱의 나이는 91세이다. 서로가 많이 변해 있었다. 극적인 상봉은 난처한 제안도 있었지만, 야곱은 지혜롭게 원만하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여기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된다. 또다시 하나님의 시간표는 제 위치를 찾아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24.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