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등식
장지원
나이 칠십 넘어서니
눈에 띄게 변화가 있다면 하루의 일과표에 등식이다
지난 삶을 돌아봐도 숨통이 막히는 일과표
젊음을 불사르듯
하루를 8시간 단위로 나누면, 잠자고, 가족을 위한 일, 자신을 위한 일
늘 두 몫
일과표엔 누구도, 어떤 일도 중간에 끼일 수 없어
육과 영이, 공존하는 공간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사용하는 게 절대적 미덕으로 생각했으니
딱하게도 편협한 삶, 왜 진작 몰랐을까
지금의 일과표는 널널한 게
언제든지 누구도, 어떤 일도, 끼울 수 있는 여백이 있다는 게 등식의 차이
하루를 사는 게 삶의 전부일 텐데
그 짧은 하루 속에도 여백이 있는 삶이 다르다
202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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