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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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가을/시 장지원

노파 2023. 12. 15. 04:40

 

가을

장지원

 

 

밤사이 바뀐 세상

빨간 눈물도 흘릴 새 없이 추락하는 가을

천 길 벼랑 끝에서

무심히도 부는 바람

허허한 공간

옷깃 세우며

쓸쓸히 짓는 미소

이 시절 나무라기도 전

빈 들판에 까치발 세우는 앙칼진 겨울 초입새

여백의 미를 깡그리 지워

더 허하게 내몰리는 들녘

가을이 원망스러워

높은 가지마다 남은 잎 떨구면

여백이 아닌

휑한 공간이 되겠지

 

2023.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