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장지원
밤사이 바뀐 세상
빨간 눈물도 흘릴 새 없이 추락하는 가을
천 길 벼랑 끝에서
무심히도 부는 바람
허허한 공간
옷깃 세우며
쓸쓸히 짓는 미소
이 시절 나무라기도 전
빈 들판에 까치발 세우는 앙칼진 겨울 초입새
여백의 미를 깡그리 지워
더 허하게 내몰리는 들녘
가을이 원망스러워
높은 가지마다 남은 잎 떨구면
여백이 아닌
휑한 공간이 되겠지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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