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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삶의 등식/시 장지원

노파 2023. 12. 19. 04:40

 

삶의 등식

장지원

 

 

나이 칠십 넘어서니

눈에 띄게 변화가 있다면 하루의 일과표에 등식이다

 

지난 삶을 돌아봐도 숨통이 막히는 일과표

젊음을 불사르듯

하루를 8시간 단위로 나누면, 잠자고, 가족을 위한 일, 자신을 위한 일

늘 두 몫

 

일과표엔 누구도, 어떤 일도 중간에 끼일 수 없어

육과 영이, 공존하는 공간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사용하는 게 절대적 미덕으로 생각했으니

딱하게도 편협한 삶, 왜 진작 몰랐을까

 

지금의 일과표는 널널한 게

언제든지 누구도, 어떤 일도, 끼울 수 있는 여백이 있다는 게 등식의 차이

하루를 사는 게 삶의 전부일 텐데

그 짧은 하루 속에도 여백이 있는 삶이 다르다

 

2023.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