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遺言
장지원
좋은 날 받아 가는 길
모든 인연 내려놓고
나 떠나는 날
빈소 차리지 말고 2일 장으로
푸른 동강에 뿌려다오
가다가 숨차면 강둑에 앉아
석양에 금빛 윤슬을 보며 행복하다
바다 큰 품에 잠깐 쉬리라
서둘러 가는 길도
힘 있을 때 가야, 수월하지
주님께서 이 길을 걸어주신다니 나, 지체할 수 없구나
여보, 험한 세상에 혼자 두고 먼저 가서 미안하오
딸, 아들아, 네 날개 아래 바람이 되어 내 사랑 대신하리라
사랑하는 쎄끼로야, 짧았던 시간도 소중하게 간직하렴, 너의 사표師表 되리라
나, 좋은 날, 잘 갈 테니……
훗날 우리 하늘에서 만나요
202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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