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마지막 가을
장지원
며칠째 폭염이 땅을 달군다
맘에 안 들던지 사람의 목숨을 갖고 장난을 치다니
막다른 길에서 출구가 없는 지구의 민낯을 보고 있다
조물주가 생명의 근원에서 지구를 내시고
흙 한 줌으로 사람을 만드신 게 어제 일 같은데
그 세월이 엇갈리고 틀어져 그 기틀을 잡고 울부짖어야 하는 운명적인 현실
인간의 지식은 생명의 존엄을 부르짖어도 그 경계를 알지 못해
재난이 몰려오고, 재앙이 엄습해 오는데도
허구의 지경을 놓고 전쟁을 일삼는다
‘아무리 더워도 가을은 오고 있다.’ 지식의 눈으로 바라보는 임시방편
성경에서 말하는 ‘추수 때는 세상 끝이다¹’ 지혜의 눈으로 바라봐야 알 수 있다
계절의 가을도, 인생의 가을도, 지구의 마지막 가을도 착오 없이 오고 있다
인간이 생명의 지경을 볼 수 있는 지혜란?
‘생명의 경계를 듣는 귀는 지혜로운 자 가운데 있느니라²’라고 한다.
<노트> ‘추수 때는…¹.’: 마태복음 13장 39절을 인용/‘생명의 경계…²’: 잠언 15장 31절을 인용
202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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