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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봄날의 호수/시 장지원

노파 2023. 4. 5. 04:40

 

봄날의 호수

장지원

 

 

봄의 기운이 미동하던 날

여울목 넘어

목청 돋우는

귀에 익은 소리

긴 잠 털어내는 의식이랄까

 

잠깐의 시간이

차례대로 산수유 진달래 벚꽃

피워낼 테면

화사한 유혹에 빠질 산촌의 하루는

마술에 걸린 듯하다

 

긴 시간도 아닌데

봄은

풀어헤친 옷깃 사이로 흘러들어

찰랑거리는 호수

깃 세운 물새 한 마리

긴 목덜미에 차오르는 봄기운이 미끄덩거린다

 

20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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