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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봄소식/시 장지원

노파 2023. 3. 23. 04:40

 

봄소식

장지원

 

 

대지를 할퀴던 칼바람이

높은 나뭇가지에 올라

눈 발치에서 쫓겨가는 계절을 보며

온몸을 비꼬아 야시시하게 부르는 봄

 

깊은 산골짜기에

복수초 노란 꽃 피우면

작은 언덕에서도

제비꽃 보라색 꽃잎 흔들리는 봄날

 

해마다 새로운 봄

나이테를 휘감듯

봄의 색깔을 촘촘히 수놓아 오는데

고운 꽃 십 일을 피우지 못해지다니

 

봄이 오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 설레

밤을 하얗게 지새우더니

봄버들 물오르는 날

내 마음마저 흔들어 놓는 봄소식조차 밉다.

 

202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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