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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어깨걸이/시 장지원

노파 2023. 3. 21. 04:40

 

어깨걸이

장지원

 

 

흘러가는 세월의 길목에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누구나 한번은 던져주고 싶은 말이 있을 법하다

 

백여 년을 꿋꿋하게 살아온 소나무에

어느 날 담쟁이 기어오르고

억겁의 세월을 지켜온 큰 바위 얼굴에

이끼 붙어살아가는 게 사사로운 일인가 싶다

 

하루를 살아도

자손을 보고 당당히 생을 마감하는 하루살이를 보며

이 작은 삶을 놓고

하찮다고 말할 수 있을까

 

허약한 기생寄生 앞에 던져줄 수 있는 어깨걸이 같은 거 있다

 

202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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