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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임의 침묵

노파 2011. 5. 19. 10:05

임의 침묵

老波

 

 

말이 없습니다.

온갖 풍상 겪으면서도

임은

여전히 말이 없습니다.

 

아픈 날 지내놓고

가던 길 멈출 수 없어

외롭고 혹독한 길을 홀로 걷습니다.

숫한 날

묵이 흐르는 강물에 손발을 담그며 한 몸 맡깁니다.

 

홀연히 하늘의 바람이

만휘군상(萬彙群象)에 불어오는 그 날

탈각(脫殼)하는 수고로움도 잊은 채

여명의 아침은 무거운 침묵을 깨고

모란꽃 핀 뜰에 향기를 토한다.

 

201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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