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수필

총선 40일 기도 중, 다 하지 못 한 이야기들

노파 2012. 4. 14. 12:37

40일 기도 중에 받은 계시

장지원

 

 

2012년 3월 1일부터 4월10일까지 41일을 정하여 기도하며 구속의 역사를 완독하기로 하였다. 3월31일 저녁 평일과 같이 말씀을 정독하던 중 각 시대의 대 쟁투 중세 교회의 개혁을 외치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읽다 잠자리에 들었다.

 

비몽사몽간에 주님께서 오셨다. 나는 그분을 대하기조차 감당할 수 없었기에 내 몸을 낮추어 피할 수밖에 없었다. 주님의 말씀이 들렸다. “온갖 죄로 더러워진 네게 회개의 시간이 필요하다.”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에 대해 특별히 자신을 돌아보라고 하신다. 나의 지난 세월의 순간들을 편집한 필름처럼 내 앞에 돌아가고 있었다. 부끄러울 정도의 은밀한 일까지도 모두 기록이 되어 있었다. 이 모든 기록은 사단의 영역에다 묶어 두는 안의 씨앗들이었다. 무심코 살아온 지난 시간의 비밀스럽고 자만의 요소들까지 보여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자신의 죄와 허물을 시인하고 고백하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얍복강에서 형, 에서를 만나기 전날 밤 주님과 밤새워 씨름한 야곱을 생각하게 되었다. 내 생애에 이런 순간은 없었다.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이제까지 내가 애쓰고 소중하게 생각했던 세상의 일들이 거름더미처럼 쌓이면서 헛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주님과의 관계에서 무익하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절박한 심정으로 회개의 기도를 하여 용서를 구하였다. 세상에 남은 시간과 연관이 있음을 알았다. 지금 내 마음을 믿음의 조상 야곱과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느냐만 야곱을 생각하는 밤은 흐르고 있었다. 나도 용기를 내어내 죄와 허물이 용서받는 보증을 감히 요구하게 되었다. 주임은 나를 옛날 내가 살던 동네 그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곳에서는 여름 성경학교가 열리고 있었다. 나는 어린이들과 교사들을 돕는 일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잠시 후 서울 모 교회에서 젊은 청년 20여 명이 이 사업을 돕고자 도착하였다. 나는 그들의 식사 준비를 위해 바쁘게 움직여만 하였다. 그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교사들은 한방에 둘러앉아 말씀 연구와 토론에 열중하고 있었다. 육신의 음식보다 생명의 말씀에 더 열중하고 있어 감히 말을 붙이기조차 두려웠다. 그 자리에서 예수님이 강론을 계속하고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청년 교사들은 내가 하다 접어둔 일들을 너무도 정확하게 펼쳐 맞추고 있었다. 일의 유곽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그때 주님은 내게 “처음 사랑을 가지라.” (계2 장 4절) 예배소 교회 같은 내 신앙에 사랑의 채찍을 가하고 계셨다. “다시 일어서라.”라고 하셨다. 더 확실한 증거를 달라고 요구하면 죽을 것만 같았다. 주님께서는 사도에게 “네 은혜가 족하다.”(고 후 12장 9절)고 하신 말씀을 바로 지금 그분이 하고 계시는 것이다.

 

갑자기 어두운 밤기운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온몸은 힘이 빠지고 너무 두려웠다.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유월절 마지막 날 “오늘 밤 닭 울기 전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마 26장 34절)라고 한 주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그래도 주님은 끝까지 베드로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교회를 부탁하기 시작하셨다. 현장에서 간음한 여인을 주님께서는 “너를 고소하던 자들이 어디 있느냐.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으니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요 8장 10~11)고 하신 인자한 주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다. 나는 이 계시를 짧게나마 정리하여 두어야겠다. 는 부담을 안고 이번 40일 기도에 의미를 되새겨 본다.

 

2012.4.1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흘러온 반세기  (0) 2012.06.16
조팝꽃이 피면  (0) 2012.05.04
봄 쑥 같이 깊은 어머니의 마음  (0) 2012.04.13
40일 기도를 마치기 전  (0) 2012.04.04
40일 기도중에 받은 계시  (0) 2012.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