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재盆栽
장지원
조화롭지 못한 가지 자를 때
하늘 쪼개지는 아픔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에 새 살 돋는다
세월을 꿍쳐¹ 심어
새 깃들 숲은 아니지만
네 모습에서 내일을 보는 듯하다
시련이 없다면 무기력 한 삶
곁가지 모두 쳐 내
앙칼진² 모양으로 태어난 인재인 걸
내공의 깊음
세상사 한 몸에 담아도
큰 그늘 되어 초연한 네 모습
<노트> 꿍쳐¹: 본말 꿍치다, (속되게) 몰래 감추다. 조금 세게 동이거나 묶다.
앙칼진²: 매우 높고 날카롭다.
- 이 시는 여류시인 조규연 시인의 시조를 모작으로, 장지원 시인이 시로 거듭 낸 콜라보 작품이다.
“조화를 벗어난 가지를 자를 때면/하늘이 깨어지는 아픔도 있었지만/시간이 흐르고 보면 상처도 아물더라/
새들이 노래하는 숲은 아니지만/세월을 뭉쳐서 한 분 안에 심어 놓은/다듬은 모습 속에서 어우러진 숲을보네/
고통이 없었다면 무중력의 인생 이지/비움과 내려놓음 반복된 훈련 속에/새로운 모양을 갖춘 또 하나의 분재인걸/작아진 몸집 속에 내공의 숨은 기개/복잡한 세상사를 몸으로 보여 주며/수양의 그늘이 진다네. 초연한 모습에서”
20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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