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삭정이

노파 2011. 5. 16. 08:09

삭정이

老波

 

 

바람 분다고 날려 갈 것 인가

물결친다고 밀려 갈 것 인가

호수에 가라앉은 수심의 시간들

해 뜨고 달 기우는 사계를 걷다

무엇을 그리도 골똘히 생각하기에

잔가지 수초에 엉키어

한 살 두 살 늘어 가는 이마 주름살

외롭도록 고사 해온

홀로 가는 길

삭정이 가지에 숨이 차오른다.

 

머리 비우고

담낭도 버려

깃털처럼 가볍게 살다

삭풍 오면

듬성한 초가지붕 밑에 앉아

비오면 멱 감고

눈 오면 흰머리 곱게 빗어

추운 삼동 지나도록 오가는 이 없어라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아침  (0) 2011.05.18
흔들리는 밤  (0) 2011.05.17
辛卯年 일출  (0) 2011.05.14
시집가는 날  (0) 2011.05.14
밤에 피는 장미  (0) 2011.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