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손
老波
시인은
하나님의 사랑을 글로 옮기다
머리를 깨는 아픔으로
세기(世紀)의 첨병(尖兵)이 된다.
글 벗 인생
밤에는 불나방
낮에는 불사조
삶을 쪼개 자비의 밑그림 그릴 때
바람은 몸집을 불리다, 몰아치고
큰물도 눈앞에서 흘러 가
모순처럼 굴러가는 얼굴 없는 자연의 소리,
어떻게 옮길 수 없어
나덜한 가슴
아골 골짜기, 붉은 노을이 질 때
내 잔에 넘치는 갈보리 언덕의 주님 관자노리
다 썩어 백골이 된 나무십자가
이를 복원하기에 시인의 손이 바쁘다.
201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