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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시인이 보는 전(錢)의 전쟁

노파 2011. 11. 7. 09:39

시인이 보는 전(錢)의 전쟁

老波

 

 

전(錢)의 전쟁은 인간 사회에서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다.

‘사흘 굶으면 담 넘지 않는 사람 없다.’

 

옛 부족 사회는 식량을 얻기 위한 싸움이 삶의 일상이었다.

백성이 불어나면 비옥한 토지를 확보 하는 정치적 전쟁은 군주의 책무이기도 하다.

땅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한 방편은 성을 쌓고, 군대를 요새화 하는데 수많은 자금이 필요하게 되면서 고단한 백성들은 흙에서 뒹굴다 바람같이 사라진다.

 

민심은 정략적 해 법으로, 군대를 전술적으로 움직여 전쟁을 위한 전쟁을 일으킨다.

회유와 협상 그리고 이어지는 기습과 선전포고, 모두가 피아(彼我)의 입안의 밥술을 빼앗기 위한 전술이다.

밀리고 쫓기는 전장(戰場)에서도 한 덩이 주먹밥을 먹는 시각만큼은 전투를 피한다.

군주는 승리한 아군의 병사들에게 노획한 군량(軍糧)을 나누어 지친 심신(心身)을 달래 준다.

 

피에 젖은 곡식자루를 어깨에 메고 가족을 찾아, 집으로 돌아가는 절름거리는 남정네 걸음걸이가 온전할 리 없다.

그 날 밤 온 집안, 온 동리가 초상(初喪)집이다.

살아 와서 울고, 부상해 아픈 몸뚱이를 붙들고 울고, 죽어 돌아오지 못 한 가족은 유품을 꺼내놓고 통곡 하는 비통한 눈물은 밤새 이어진다.

 

아침 굴뚝에 연기가 오르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초막 아래, 창호지 문틈 사이로 발을 들이미는 햇살, 하늘은 참으로 무심하기만 하다.

식구가 배불리 밥 먹는 아침 시각,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모르겠다.

 

전(錢)의 전쟁은 간사한 입이 있는 한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세기(世紀)를 지나면서도 밀알을 세어 가는 손이 무섭다.

 

20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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