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老波
성난 기단(氣團)이
피아(彼我)가 되 눈물이 찔끔 나도록 충돌을 한다.
천둥 속에 산산이 부서지며
숨 쉬는 대지(大地)에 선명한 불빛으로 문신을 한다.
얼마나 쓰리고 아파 쓰랴
듣도 보도 못 한 폭우의 위력 앞에
안간힘을 써 보지만 목까지 차오르는 흙탕물과 나는 범벅이 된다.
맨 몸으로 필사의 탈출을 시도 하는 나의 형제들
꿈도 자존심도 일순간에 쓸고 갔다.
허탈한 가슴을 쓰러 내릴 때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던 태양, 여전히 따뜻하다.
계절을 가리는 시간, 피할 수 있다면
너와의 진실한 소통을 절망(切望) 한다.
파헤쳐진 깊은 골자기 상처를 걷어내며
차가운 눈물 같은 거 다시 흘리지 않으리.
다짐을 해 본다
201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