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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폭우

노파 2011. 8. 11. 09:36

폭우

老波

 

 

성난 기단(氣團)이

피아(彼我)가 되 눈물이 찔끔 나도록 충돌을 한다.

천둥 속에 산산이 부서지며

숨 쉬는 대지(大地)에 선명한 불빛으로 문신을 한다.

얼마나 쓰리고 아파 쓰랴

듣도 보도 못 한 폭우의 위력 앞에

안간힘을 써 보지만 목까지 차오르는 흙탕물과 나는 범벅이 된다.

맨 몸으로 필사의 탈출을 시도 하는 나의 형제들

꿈도 자존심도 일순간에 쓸고 갔다.

허탈한 가슴을 쓰러 내릴 때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던 태양, 여전히 따뜻하다.

계절을 가리는 시간, 피할 수 있다면

너와의 진실한 소통을 절망(切望) 한다.

파헤쳐진 깊은 골자기 상처를 걷어내며

차가운 눈물 같은 거 다시 흘리지 않으리.

다짐을 해 본다

 

201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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