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기도 '하보우아살'
老波 장지원
癸巳年
초여름
예고 없이 찾아온 폭염
얼굴 얼굴에 마른 그늘을 지운다
자연의 몸부림 속에서
수레바퀴 엇 매겨 돌리는 날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줄 꿈을 꾸며 피골이 상접한
광대의 외줄 위에서
막춤을 추고 있는지도 모른다
심하게 몸살 하는 지구
사람들이 같이 멀미 하는 것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모두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게다
땅이 인간의 피에 취해 비틀거리며 지르는
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높은 곳 당신의 하늘을 바라본다
* 하보우아살: 기독교 형식의 기도문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나님께 올리는 함축적인 기도 말이다. '하늘 보좌에 계시는 우리 아버지시여 살펴 주소서'라는 의미를 담음.
20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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