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장지원
‘포도나무 가지가 원줄기에 붙어 있어야 열매를 많이 맺는다.’
자연에서 이치理致요
우주를 아울러 복음福音이요,
삼라만상에 기록된 진리眞理가 그렇다
부모 없이 태어난 자식[子], 있나
조부모 없이 세상에 나온 손주[孫], 있나
보이지 않는 뿌리 있었기에
오늘의 나 있어 여기 있음이다
뿌리가 있는 원 줄기에 단단히 붙어 있어야 열매를 맺는다
잠시 잊고 살았으면
뿌리를 찾아 나서라
뿌리 없는 가지 말라 죽는다
해를 거듭하면 거 또한 고사한다
지난 세월은 아득해도 앞에 세월은 빠르게 지난다. 잊지 마라
부모가 못났으면
자식도 못났으리라
손자는 더 못났으리라
피는 물보다 진하기 때문에
나 있음을 우연이라. 하지 말라. 유전의 기록을 부정하지 마라
들풀도 씨가 있듯이
인간의 씨앗은 오묘하다
은밀한 곳에서 태동하고
내밀한 곳에서 마무리되는 그 이치를 기이히 여겨라
누구나 입에 올릴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야 할 터
이 시절에 앉아
입가에 여운을 남겨본다.
202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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