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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뿌리/시 장지원

노파 2024. 9. 5. 04:11

 

뿌리

장지원

 

 

‘포도나무 가지가 원줄기에 붙어 있어야 열매를 많이 맺는다.’

자연에서 이치理致요

우주를 아울러 복음福音이요,

삼라만상에 기록된 진리眞理가 그렇다

 

부모 없이 태어난 자식[子], 있나

조부모 없이 세상에 나온 손주[孫], 있나

보이지 않는 뿌리 있었기에

오늘의 나 있어 여기 있음이다

뿌리가 있는 원 줄기에 단단히 붙어 있어야 열매를 맺는다

 

잠시 잊고 살았으면

뿌리를 찾아 나서라

뿌리 없는 가지 말라 죽는다

해를 거듭하면 거 또한 고사한다

지난 세월은 아득해도 앞에 세월은 빠르게 지난다. 잊지 마라

 

부모가 못났으면

자식도 못났으리라

손자는 더 못났으리라

피는 물보다 진하기 때문에

나 있음을 우연이라. 하지 말라. 유전의 기록을 부정하지 마라

 

들풀도 씨가 있듯이

인간의 씨앗은 오묘하다

은밀한 곳에서 태동하고

내밀한 곳에서 마무리되는 그 이치를 기이히 여겨라

누구나 입에 올릴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야 할 터

이 시절에 앉아

입가에 여운을 남겨본다.

 

202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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