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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파묘破墓?/시 장지원

노파 2024. 9. 4. 00:02

2024년 9월1일 벌초

 

파묘破墓?

장지원

 

 

살아생전

낙엽송 두 그루 심으라 하시더니

그 자리가 부모님 유택의 표식인 줄

철나서야 알았네

부모님의 유택은 참 좋은 곳

태실 같아라

-

탯줄 끊고 나와

한세월 살다 육신이 쇠약해지면

갈 곳이라고는

부모님 태실 같은 곳으로

나도 그곳으로 돌아 가리라

-

그 언젠 내 손으로 부모님 거두어 유택에 모셔

편안히 쉬고 계시는데

몇 날 됐다고, 뜬금없이 파묘라니

부모님의 내밀한 처소를 파헤쳐

아직도 마르지 않은 당신의 피

내 손에 묻혀 천륜을 저버려서 안 되리라

 

202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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