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의 삶
장지원
새벽이슬 같은 영감도
엉성한 메모로 갈기는 초고
한 편의 시가 되기까지
자르고 붙이고 수 없이 퇴고를 반복하다 보면
아침에 감성이 다르고
점심엔 틀을 확 바꿔야 하고
저녁에 느낌이 새로운 게
시간의 굴레가 나이테처럼
시에도 퇴고의 나이는 어쩔 수 없이 먹여져
석양에 붉은 지평선이 황홀하다면
시인의 호수에 반짝이는 금빛 윤슬 같은 시 한 편
그렇지만, 버려야 하는 시간
너대로 독립해 좋은 품을 찾아야 하고
나는 다시 시를 지어 시생詩生을 이어가야 하기에
시인의 끝없는 여정
마지막 검은 먹물 한 방울이 육필의 시가 되기까지
하루에 머물지 않는 시인의 삶
202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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