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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그해 여름에 못다 한 이야기/시 장지원

노파 2024. 9. 2. 03:54

一松 장지원의 할아버지, 할머니/인동장씨(남산파)30대 부원, 안동 권씨

 

그해 여름에 못다 한 이야기

장지원

 

 

할매 이야기를 빌리면

-

‘없는 사람 살기는 겨울보다 그래도 여름이 낫다’

어느 한 해의 여름을 지목하기보다

홑적삼만 입고 뒹굴어도 되고

푸성귀 원 없이 챙겨 먹어 좋고

고래에 불 안 집혀도 문제없고

사변 통에 피난 가다 그해 겨울 고생깨나 했지

-

노인의 주름에 잡히는 나잇살마저

지나온 세월을 이엉 엮듯

계절 계절이 녹록하지 않았으리라

다 내뱉지 못하고 가슴에서 삭이고 살아온

그 세월이 얼마나 서러웠을까?

그 시절, 그 여름, 그분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지금 내가 있어

그해 여름에 못다 한 이야깃주머니 버릇없이 훌렁 뒤집어 보니

할아버지 할머니의 인생이 더위에 녹아 내 형질이 되었더라

올여름이 가기 전에

‘할매 할배 사랑합니다’라는 말, 꼭 해드리고 싶다.

 

202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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