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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여름 이야기/시 장지원

노파 2024. 8. 28. 04:29

 

여름 이야기

장지원

 

 

가기 싫은 듯

연일 뒷발질하는 여름 날씨

긴 장마로

온 강산을 휘저어 놓았으면

낯짝이 부끄러워서라도 떠나야지

무슨 미련이 남아

미적대는지

내일 모래면 입추

처서, 상강, 입동까지 들이닥치면

네 자존심에도 타격이 클 텐데

네 갈 길도 먼데

땀에 젖은 삼베 바지 적삼 훌렁 벗어놓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거라

내년 봄 강남제비 오는 길로

네 천천히 돌아오면 되니

미련일랑 버리고 물러가거라

 

2024.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