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테마

요셉이 형들을 만나다/장지원

노파 2024. 5. 21. 04:36

 

요셉이 형들을 만나다

장지원

 

 

¹때에 요셉이 나라의 총리로서

그 땅 모든 백성에게 곡식을 팔더니

요셉의 형들이 와서 그 앞에서 땅에 엎드려 절하매

²요셉이 보고 형들인 줄 아나, 모르는 체하고 엄한 소리로 그들에게 말하여 이르되

너희가 어디서 왔느냐?

그들이 이르되 곡물을 사려고 가나안에서 왔나이다

 

요셉은 그의 형들을 알아보았으나 그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하더라

 

요셉이 그들에 대하여 꾼 꿈을 생각하고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정탐꾼들이라, 이 나라의 틈을 엿보려고 왔느니라

그들이 그에게 이르되

내 주여 아니니이다.

당신의 종들은 곡물을 사러 왔나이다

³우리는 다 한 사람의 아들들로서 확실한 자들이니 당신의 종들은 정탐꾼이 아니니이다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아니라

너희가 이 나라의 틈을 엿보러 왔느니라

그들이 이르되, 당신의 종 우리들은 열두 형제로서 가나안 땅 한 사람의 아들들이라

막내아들은 오늘 아버지와 함께 있고 또 하나는 없어졌나이다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정탐꾼들이라 한 말이 이것이니라.

너희는 이같이 하여, 너희 진실함을 증명할 것이라.

바로의 생명으로 맹세하노니,

너희 막내아우가 여기 오지 아니하면 너희가 여기서 나가지 못하리라.

너희 중 하나를 보내어 너희 아우를 데려오게 하고

너희는 갇히어 있으라

내가 너희의 말을 시험하여 너희 중에 진실이 있는지 보리라

바로의 생명으로 맹세하노니

그리하지 아니하면 너희는 과연 정탐꾼이니라 하고

그들을 다 함께 삼 일을 가두었더라

 

<노트> 구약 성서 창세기 42장 6-17절의 이야기는 요셉이 그의 형들을 맞닥뜨리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시절의 상황이 상황인지라 애굽 국민뿐 아니라 변방 나라에서도 곡식을 사러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요셉은 수많은 사람 틈에서 혹시라도 자기 가족들의 안부라도 들을 수 있을까? 가나안 사람들이 오면 특별히 자기에게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까지 한 것으로 보아 타향에서의 요셉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 생각이 현실로 요셉 앞에 전개되다니, 요셉이 형들임을 확인하고, 불현듯 15년여 전의 꿈 생각을 하게 된다. 기구한 천륜의 인연을 짚어가는 요셉의 지혜에 주목해 보자.

¹때에 요셉이: 요셉은 총리로서 곡식을 판매하는 일을 감독하고 있었다. 그의 관심은 자연히 가나안 사람들에게 있을 수밖에 없었다.

²요셉이 보고 형들인 줄 아나: 요셉은 형들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러나 형들은 요셉이 총리가 되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들은 감히 얼굴도 들 수 없어 절을 하므로 곡식을 사야 하는 일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³우리는 다 한 사람의 아들들로서: 정탐의 혐의를 벗기 위한 변론이 스스로 함정에 빠지게 된다. 요셉의 심문은 막내아들 자기 친동생에게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형들이 느꼈을 위협과 공포는 복수심에서가 아닌, 사랑하는 동생 베냐민에 대한 사랑, 빨리 보고 싶은 마음과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 세월 속에 서로가 많이 변해 있음을 확인시키고자 하였음을 엿볼 수 있다.

 

2024.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