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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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그 세월/시 장지원

노파 2023. 11. 6. 04:40

 

그 세월

장지원

 

 

발목까지 질퍽거렸던 날

깔깔해 목마르던 날

사지가 틀려 고통스러웠던 날

생각이 얽히고설켜 괴로웠던 날

시작도, 끝도 삶 속에 녹아 실마리 잡고 한세월 보내다

돌아서기조차 멀리 온 길, 남은 길이 지척이라

그날들이 엿같아도

어디에도 붙일 데 없는 세월

속이고 속다

다 놓아야 하는 손

빈 들녘같이 힁하니

생각조차 둘 곳 없는데

여태 살아온 그 세월이

가던 길이나 가라 하네

 

2023.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