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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그 길 정녕 몰라서 갔겠지/시 장지원

노파 2023. 9. 19. 08:01

 

그 길 정녕 몰라서 갔겠지

장지원

 

 

먼 길을 떠났다

그 길이 어떤 길인지

자신도 모르면서

마지막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갔다

 

술을 좋아하더니

떠나기 전엔 물 한 모금도 못 삼키고

목이 말라 하더라

널려 있는 백약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친구를 좋아하더니

전화만 받으면 달려가

소주 한잔 걸치고 알큰하게 기분 나더니

술친구들 두고 먼저 가니 인연 한번 고약하구먼

 

술이 좋아, 담배가 좋아

친구가 좋아

네, 몸 상하는 줄 모르고 살아온 세월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간 그 길, 정녕 몰라서 갔겠지

 

202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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