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
장지원
대지를 할퀴던 칼바람이
높은 나뭇가지에 올라
눈 발치에서 쫓겨가는 계절을 보며
온몸을 비꼬아 야시시하게 부르는 봄
깊은 산골짜기에
복수초 노란 꽃 피우면
작은 언덕에서도
제비꽃 보라색 꽃잎 흔들리는 봄날
해마다 새로운 봄
나이테를 휘감듯
봄의 색깔을 촘촘히 수놓아 오는데
고운 꽃 십 일을 피우지 못해지다니
봄이 오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 설레
밤을 하얗게 지새우더니
봄버들 물오르는 날
내 마음마저 흔들어 놓는 봄소식조차 밉다.
202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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