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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내 후회스러운 날/시 장지원

노파 2019. 11. 14. 06:11

내 후회스러운 날

장지원

 

 

줄 수도

살 수도 없는 마음

네 사이

내 마음의 문제

봄꽃보다, 가을단풍보다 더 사치스럽게

때론 거북의 등딱지보다 더한 철갑 두르고

받아보지도 주어보지도 못하였기에

보기에 화려한 삶, 외롭고 고독한 시간의 결정체

가슴엔 사철 스러지지 않는 서릿발

입안엔 일상 가시 돋친 혓바늘

속고 속아 살아 삐뚤어진 사시 눈

가을 들녘에 들국화 향기라도 맡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세월은 이마저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 삭풍이 쓸어간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이라 하지 않았던가. 많이 들어 본 이야기인데

내 후회스러운 날

 

2019.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