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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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기다리는 만큼 더디 오는 봄/장지원

노파 2018. 2. 13. 07:35

                                                                                                           書畵: 난빛 박미선 작가   

 기다리는 만큼 더디 오는 봄

장지원

 

 

기다리는 만큼 더디 오는 게 있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봄은 오던 길을 멈춰서고

삼동은 허리끈 풀고 길게 누웠으니

그 잠 깨우기조차 난감하다

삭풍의 미련은

입춘의 문을 밀어 닫아

입 열던 여울조차 할 말을 잊어 잠잠하다

 

버들눈 언제 틀란 지

산촌의 비탈은

바람의 길을 내어 주었는지

시절을 걷는 날이 길다

 

기다리는 봄은 언제나 올 건지

멈춘 길 돌아서지 않으면

더뎌서 그렇지

그길로 봄은 오겠지

 

20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