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남한강
老波
탯줄 길게 토해 놓고
양수를 터트리는 아침
천년을 흘러도 시들지 않아
푸른 젖줄이 숨 쉬는 강
수심도 깊고
폭도 넓어
짤막한 내 키로는 잴 수도 헤아릴 수도 없어
넉 놓아 지켜보다
못 난 자아(自我)가 수초더미에 넘어진다.
졸던 고뇌가 다시 살아난다.
내 살아 있음을 미처 깨닫지 못했던 둔(鈍)한 옷을 벗는다.
널 부래 한 생각을 흔들어
남한강 물길 따라 흐른다.
201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