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머슴
老波
뜰 안에
백송의 각질이 떨어져 나가던 날
어두운 기운에 문을 닫고
바람조차 황망해 그냥 들판을 지나친다.
해도 뜨고
달도 지는데
하루도 진개(塵芥)를 가리지 못하는
백야에 흐린 마음
말 많은
늙은 머슴
뜨거운 밥상머리에서
어눌한 말투에 투기로 밥 말아 먹는구나.
머리가 아프더냐. 입까지 불어 터져
추수가 코앞인데 어찌할꼬.
널 믿을 수 없어
행낭 채 비워 수리나 할까보다
201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