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늙은 머슴

노파 2011. 9. 5. 08:05

늙은 머슴

老波

 

 

뜰 안에

백송의 각질이 떨어져 나가던 날

어두운 기운에 문을 닫고

바람조차 황망해 그냥 들판을 지나친다.

 

해도 뜨고

달도 지는데

하루도 진개(塵芥)를 가리지 못하는

백야에 흐린 마음

 

말 많은

늙은 머슴

뜨거운 밥상머리에서

어눌한 말투에 투기로 밥 말아 먹는구나.

 

머리가 아프더냐. 입까지 불어 터져

추수가 코앞인데 어찌할꼬.

널 믿을 수 없어

행낭 채 비워 수리나 할까보다

 

2011.9.2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숨 쉬는 남한강  (0) 2011.09.07
벌초  (0) 2011.09.06
초가을  (0) 2011.09.04
楊平의 風光  (0) 2011.09.02
가을 편지  (0) 2011.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