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의문학공간

https://tank153.tistory.com/

노파의문학공간

시詩

선택의 특권 그리고 나/시 노파 장지원

노파 2016. 11. 12. 09:30

선택의 특권 그리고 나

老波 장지원

 

 

돌아보면

먼 길을 온 것 같은데

아직 남은 길이 있다. 한다

 

별빛이 쏟아지지만

은하는 넘치지 않고 흐르는 수억 년의 세월

한때 관심과 질타가 우주를 흔들었지만

여전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는 게 진리이다

 

자신의 시간을 빼곡히 걸어도 말 못하고 돌아가는 게 시계다

시계는 멈출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은 멈출 수 없다

그러기에 나의 시계를 멈춰놓고 시간의 정직함을 볼 수 있다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하나의 선택의 특권이다

 

이젠 뒤돌아보지 말고

옆도 보지 밀고

앞만 보고 걸으면 좋다

걸어 온 길 보다 남은 길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젠, 남은 길이 있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별빛이 쏟아지면 가슴으로 받으면 좋다

은하가 흐르는 강에 사색을 길게 풀어도 좋다

고장 난 시계 벽에 걸어두어도 좋다

시간의 수레바퀴 돌아가는 만큼 나, 살면 되지

 

2016.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