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특권 그리고 나
老波 장지원
돌아보면
먼 길을 온 것 같은데
아직 남은 길이 있다. 한다
별빛이 쏟아지지만
은하는 넘치지 않고 흐르는 수억 년의 세월
한때 관심과 질타가 우주를 흔들었지만
여전히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는 게 진리이다
자신의 시간을 빼곡히 걸어도 말 못하고 돌아가는 게 시계다
시계는 멈출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은 멈출 수 없다
그러기에 나의 시계를 멈춰놓고 시간의 정직함을 볼 수 있다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하나의 선택의 특권이다
이젠 뒤돌아보지 말고
옆도 보지 밀고
앞만 보고 걸으면 좋다
걸어 온 길 보다 남은 길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젠, 남은 길이 있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별빛이 쏟아지면 가슴으로 받으면 좋다
은하가 흐르는 강에 사색을 길게 풀어도 좋다
고장 난 시계 벽에 걸어두어도 좋다
시간의 수레바퀴 돌아가는 만큼 나, 살면 되지
201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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