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장지원 들녘을 달구던 태양그림자조차 지우고 달아나는 가을 들녘허리 시려하는 허수아비알 수 없는 이기심에하루해 길어 외로운 날바람이 지나며 아는 체 하지만영혼마저 수탈당한 지 오래논밭 가장자리에 벼려진 낫 곡들모두가 아사셀¹을 위한 제물이 되었나?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린 세월우르르 몰려와 조장을 치르는 들새들의 요란함하루도 편히 잠 못 이루는 광야짓궂은 악동들의 불장난에가을 녘 허수아비 불티 되어 날아가네. 아사셀¹: 구약 시대 속죄 제사에서 제물로 두 마리의 숫양을 선택한다. 하나는 죄를 속할 여호와를 위하여, 또 하나는 죄의 원흉인 사단을 위하여 제물로 바치게 된다. 여호와를 위한 양은 잡아 제물로 사용하고, 아사셀을 위한 양은 광야로 보내게 된다. 이때 사단을 일컬어 레위기에서는 아사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