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물드는 산사의 소리
장지원
소나무 가지에
방립 걸어 놓고
가을밤 초롱이 잠을 청한다
잠들지 않는
바람소리 때문에
화들짝 시위를 떠난 화살
목어의 침묵을 깨운다
천년을 이어오는 고승의 독경 소리
오롯이 맑은 풍경 소리
야심한 공기 가르는 똑같은 소리들
속세의 짐 내려놓고 쉬라한다
세월의 갈피를 넘기는 사이
달빛에도 물드는 가을
차가운 기운으로 날 몰아가는 소리에
비루한 허울 벗어 곱게 물드는 가을
201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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