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음미하다 보면……
장지원
이 가을은
단풍잎처럼 곱고
이슬처럼 영롱하기도 하고
알밤처럼 탱글탱글 알차기도 하다
그 가을은
은행잎처럼 노랗게 물들어 떨어지기도 하고
허옇게 갈잎 저 바람에 쓸려가기도 하고
높은 가지 끝에서 외롭고 쓸쓸하기도 하다
저 가을은
빈 논 허무의 그루터기가 돼 된서리 맞기도 하고
빈 수숫대 빳빳이 서서 바람의 길을 터주기도 하고
빈 영혼의 허수아비가 되어 한없이 허청 되다 자신을 버리기도 한다
올 가을도
왔다. 가는 게
주기를 반복하겠지만
느낌이 다르면, 그 맛도 다르겠지
201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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